THE DEVLOG
송희는 들어 보고 싶다기보다
버려 보고 싶었다.
빈 봉을 쏘아 올리며
한 계절을 보냈다.
하체의 힘이 봉에 제대로 전달됐을 때 울리는,
‘탕’ 하는 경쾌한 소리.
진동하는 봉 안에서
작은 링과 티끌 같은 것들이 구르며 내는 메아리.
쌀알을 부어 넣은 페트병,
아버지가 흔드는 은단통,
혹은 수학여행지의 바다에서 들었던
파도가 쓸어가는 굵은 모래 소리.
- 김기태, 『무겁고 높은』, 2022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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